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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형되는 동시에, 오롯이 완전한 찰나를 품은 42개의 제너레이티브 아트가 서울 삼성동 COEX Mall의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되었다. 이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핸드폰으로 촬영되어 영구히 한 장면이 기록으로 남겨지기도 하고, 무한히 생성되는 순간들이 스크린 안에서 계속 변화하며 가동되었다.

서울 COEX S-Live 전시 전경 [제공: Aeon Studio]

제너레이티브 아트의 확장성을 탐색하다

22024년 11월, 서울 COEX S-Live와 언커먼 갤러리에서 열린 다이얼로그 dialog() – Asian Generative Art Exhibition 2024 (이하, 「dialog()」)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4개국이 공동 기획한 순회 전시로, 동북아시아 제너레이티브 아트의 현재를 조망하는 플랫폼이자 예술적 대화의 장으로 기획되었다.

디지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가동되는 제너레이티브 아트는 작가가 제시하는 규칙인 프로그래밍 언어의 연산을 통해 발생하던 시기를 거쳐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하며 장르의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동북아시아 출신의 작가들이 펼치는 제너레이티브 아트 장르로 특정하여 각 국의 제너레이티브 씬과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자 시작된 이번 전시의 특이점은 무엇이었을까.

서울 COEX S-Live 전시 전경 [제공: Aeon Studio]

이번 전시 dialog() asia 를 위해 모인 다국적 기획 팀의 일원인 한국 이온스튜디오 대표 루시아 (Lucia Kang) 는 전시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 나라마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문화적 감수성과 미적언어를 살펴보는 것이 목표라 언급한다. 현장에서 마주한 작품들의 미감으로부터 아시아 특유의 어떤 문화적 공통점 또는 각 국가를 상징하는 특성이 드러났다고 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작가가 설계한 구조와 규칙 아래 영원히 창조-재창조되는 하나의 세계가 제너레이티브 아트의 근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COEX S-Live 전시 전경 [제공: Aeon Studio]

대화의 플래폼

작가의 작품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 이번 전시의 특성은 다양한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확장되었다. 아티스트 토크는 약 3주가 넘는 전시 운영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개최되었고 그에 호응하듯 많은 관객이 전시장을 찾아 대화를 나누었다.

캐나다의 제너레이티브 아티스트 드미트리 체르니악 (Dmitri Cherniak) 도 전시 기간 중 초대되어 특별 토크 세션을 이어갔다. 그의 대표작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의 우연과 즉흥성이 창작의 일부로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또한 현상계에서 나누는 물리적 소통과 관계 너머, 우리의 삶이 온라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현재의 삶에서 NFT는 새로운 문화를 보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설명하였다.


아티스트 토크 중 드미트리 체르니악 (Dmitri Cherniak) , 언커먼 갤러리 [Photo: JungWon Kwon]

이와 동시에 한국 최초로 터치 디자이너 밋업이 연계 행사로 개최되어 많은 관객이 몰렸고 전시장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날 터치디자이너를 활용하는 작가 총 8명 (Caroline Reize [카로], 아쏘드 [Arthod], okdalto [김성현], 록수 [Alex Griff], Nsyme [엔자임], 고휘, oOps.50656 [문규철&황선정]) 와 함께 하는 워크숍이 이어지며 제너레이티브 아트와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대해 풍성한 대화가 오고갔다.

연계 행사 “터치디자이너 밋업 서울” 중 문규철, 황선정 작가 토크 현장 사진, 언커먼 갤러리 [제공: Aeon Studio]

dialog() 공식 행사 중 아티스트 토크의 첫 번째 세션에 함께한 서효정 작가로부터 제너레이티브 아트를 바라보는 각 나라의 입장과 태도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효정 작가는 이번 전시의 시작을 함께 조성하며 각 현장의 기획자, 작가와 긴밀한 대화를 나눠왔다. 일본의 경우 제너레이티브 아트의 역사가 길었던 만큼 그 안에서 파생된 다양한 관점들을 논의하며 장르 자체를 깊이있게 다루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대만의 경우는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퍼포먼스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다. 한국은 제너레이티브 아트씬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번 전시를 계기로 코드 베이스로 작업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계기가 되었다 언급한다.

연계 행사 “아티스트 토크 01 : 관점들 ” 중 엔자임 작가 토크 중인 현장 사진 (왼쪽부터 모더레이터 권정원, 작가 서효정, 엔자임, 최건혁, 문규철, 황선정), 언커먼 갤러리 [제공: Aeon Studio]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는 작품을 공간과 물질로 표현하다

마치 예측불가능한 것같지만 작가가 설계한 의도와 규칙에 의해 무한히 가동되는 유기체의 구성으로서 제너레이티브 아트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각 나라마다 전시를 보여주는 구조물과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작가마다 같은 작품을 새롭게 변주하였다. 장소와, 장비의 환경에 맞춰 현장에 마련된 시스템에 최적화된 코드를 다시 설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을 통해 무한히 해체와 구축을 이어가며 우연을 바탕으로 작품이 완성되었다.

서울 전시는 스크린의 외적인 환경 변화외에도 인공지능, 빅 데이터가 현상과 연결되어 물질세계로 소환된 작품들이 함께하였다. 올가닉 오퍼레이터 oOps.50656 팀으로 활동하는 황선정, 문규철 작가는 이번 전시에 우리 주변에 존재하지만 감각하기 어려운 시그널 (전자파) 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가를 실험하는 키네틱 인터랙티브 작품〈Spatial Rotate Oscillator〉 (2022) 를 선보였다. 사람이 지각할 수 없는 신호인 전자파를 연산하여 빛과 그림자의 파형을 공간안에 그려낸다. 마치 묵으로 그려내듯 공간에 서서히 퍼지는 선과 면을 통해 관람객에게 시공간 그 자체를 감각하도록 촉구한다.

언커먼 갤러리에 설치된 작품 문규철〈Spatial Rotate Oscillator〉(2022) 스테인리스, 모터, 전자회로 설계, 언커먼 갤러리, [제공: Aeon Studio]

마치 먹으로 그은 획처럼 흐르며 퍼지다 물로 치환된 듯 흩어지는 제너레이티브 아트 작품〈Innermost Landscape〉(2024) 를 함께 선보였는데, 두 개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각, 청각, 그리고 모든 신체감각을 동원하여 작품을 지각하도록 주문한다. 나의 신체는 외부와 어떻게 반응하고, 작동하는가. 이에 대한 논의를 작품과 관람객의 상호 작용안에서 이끌어낸다.


언커먼 갤러리 전시 현장 사진, 설치 작품 : 양민하 〈닫힌생명활동2409〉(2024), 상영중인 작품 : oOps.50656,〈Innermost Landscape〉, 언커먼 갤러리, [제공: Aeon Studio]

키네틱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닫힌생명활동2409〉을 선보인 양민하 작가의 작품은 오브제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빛 구슬의 조각 별로 분리된 “닫힌 환경”안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생명활동을 보여준다. 창조주로서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 생명은 아주 작고 작은 소리로 호흡하며 느리고 서서히 점멸한다. 그리고 미흡한 생명체로서 전시 공간에 서식한다. 작가의 또다른 작품 〈Huge Black Flag〉 (2024) 는 온전히 가상공간안에 점과 선으로 생성된다. 프로그래밍 언어 C++와 GLSL, 그리고 Compute Shader로만 제작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을 알고리즘화하여 작가가 의도한 규칙아래 유기적으로 가동된 하나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전시 연계 명상 프로그램의 현장 사진, 상영중인 작품 : 서효정〈Oscillation_H〉(2024), 언커먼 갤러리 [제공: Aeon Studio]

디지털 생성물에 물질성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인 다이얼로그 한국 전시는, 제너레이티브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각 국의 방향성이 서로 확장되어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디지털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빅 데이터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하여 물성의 영역으로 확장해나가는 한국 작가의 특유성. 블록체인과 연계한 가능성을 탐구한 대만 작가들의 확장성. 심도있는 질문을 통해 제너레이티브 아트 씬의 담론을 깊이있게 파고드는 일본의 고유성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

다이얼로그는 단순히 전시로만 전개된 것이 아니었다. 아티스트 토크와 다양한 전시 연계 세션을 통해 온라인,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끊임없이 생성되고 발표된 작가와 기획자의 언어는 시각적으로 전개되는 작품의 표면 아래 드러나지 않았던 나라마다의 전개가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분기점을 만들어냈다.

또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아시아의 제너레이티브 아티스트들이 예술적 언어로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다이얼로그는 확장되어 가는 중이다. 큐레이너나 기획자가 제시하는 거대 담론 또는 전시 주제를 통해 각 국의 씬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예술 언어를 통해 각국의 현재 씬의 현재를 가늠하는 일종의 장 (場, field) 으로서 위상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전시 오픈 이벤트 작가 도슨트 현장 사진 (작품 설명중인 최건혁 작가), 상영중인 작품 : 최건혁,〈Printed Work: Spiralling〉 (2024), 언커먼 갤러리 [제공: Aeon Studio]


언커먼 갤러리 전시 현장 사진, 설치 작품 : 양민하〈닫힌생명활동2409〉(2024), 상영중인 작품왼쪽부터 : 고휘〈Microbial Motion〉(2024), 엔자임〈Ethereal Whispers〉(2024), 카오루 다나카 Kaoru Tanaka〈Glimmer〉(2024), 언커먼 갤러리, [제공: Aeon Studio]

동북 아시아에서 배태된 제너레이티브 예술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도로 시작되어 이제 베이징에서의 마지막 전시를 앞둔 다이얼로그는 어떤 가능성과 의미를 남기게 될까.

전시 제목의 빈 괄호는 국가, 언어, 문화의 경계를 초월한 열린 대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이번 전시는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서는 제너레이티브 아트 씬의 새로운 담론의 장을 탐색하는 시도였음을 알리는 공백이었다. 국가너머, 아티스트너머, 작품을 통해 나눈 대화의 시간은 어떤 작동을 구동하게 될지 남은 시간을 기다려본다.


dialog () Seoul Exhibition

dialog() 2024 서울 – 아시아 제너레이티브 아트 전시/dialog() – Asian generative Art Exhibition 2024
회기:2024/11/08~2024/11/30
행사장:COEX S-LIVE(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524,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2층), Uncommon Gallery (대한민국 미켈란 147 KR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516, B1층 (삼성동)
공식 사이트:https://dialog-asia.com/